추리소설다운 추리소설을 읽었다는 포만감

누쿠이 도쿠로(이 사람, <무지개 집의 엘리스>의 작가인 가노 도모코의 남편이다.)가 스물다섯의 나이에 발표한 충격의 데뷔작. 홍보문구에서도 강조하듯 <통곡>의 반전은 기가 막힐정도로 훌륭하다. 다만 미리 말해둘 것은, 이 소설은 반전하나만을 내세우는 그런 어설픈 소설이 아니다. 추리소설로 잔뼈가 굵은 독자나, 혹은 센스있는 독자라면 중간에 이 소설의 트릭을 간파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반전이 아니더라도 이 책의 스토리는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더불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묵직한 테마를 담고 있다. 혹여 반전이 싫다거나(그런사람 있으려나.), 미리 스포일러를 알아 버렸다고 해도 단념하지 말고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독후에는 추리소설다운 추리소설을 읽었다는 포만감으로 가득해지는 그러한 소설.

<통곡>은, 홀수장과 짝수장에서 번갈아가며 각각 다른 스토리가 진행된다. 홀수장에서는 가슴에 큰 구멍이 뚫려(물론 마음에. 진짜로 가슴에 구멍이 뚫리면 사람은 죽는다!) 사이비 종교에 심취하게 되는 남자. 짝수장에서는, 경시청 수사1과장의 신분으로 연쇄 유아 유괴 사건의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남자의 이야기.

경시청 수사1과장인 사에키는 경찰청 장관의 사위이자, 유력 정치가의 사생아이기도 하다. 캐리어 관료라는 껍데기가 싫어, 자진해서 수사 1과장의 자리로 옮겨 온 소신파. 불화로 인해 아내와는 별거 중. 4살인 외동딸에게만은 보통 이상의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아버지를 보는 어린 딸의 눈초리는 싸늘하기만 하다. 사에키는 최근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유아 유괴 사건의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수사는 정체된 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그리고 병행해서 진행되는 또 하나의 스토리. 여기서는 마음에 무거운 짐을 안고 방황하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남자는 우연한 기회에 사이비 종교에 심취하게 된다. 그 곳에서 자신을 구제해 줄 광명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던 남자는, 교단내의 높은 지위를 얻음과 동시에 자신이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매던 길을 발견하게 되고, 마침내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과연 연쇄 유아 유괴 사건의 범인은? 이 남자와 사건과의 관계는?